지정논제

1. 극지와 과학 연구

1988년 2월 17일 남극에 첫 과학기지인 남극세종과학기지를 건립한 이후, 대한민국은 30년 간 극지 분야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왔다. 지문 A~C에 제시된 내용은 오늘날 대한민국이 세계 10위권의 극지 연구 국가임을 확인시켜주는 다양한 연구 사례들이다. 당신이 극지 연구자라면 극지 과학 연구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앞으로 어떤 주제를 연구하고 싶은지, 또 어떤 방식으로 연구할 것인지 서술하라.
지문A
국내 연구기관이 세계 최초로 남극의 미생물을 활용해 혈액 동결보존제를 개발했다. 해양수산부는 극지연구소 임정한 박사 연구팀이 남극 로스해에 서식하는 해양미생물에서 얼음 생성 억제물질인 ‘항동결 바이오폴리머’를 발견, 이를 바탕으로 혈액 동결보존제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극지연구소는 “이 동결보존제를 활용해 혈액을 6개월 동안 장기 냉동보관하는 실험에 성공했다”면서 “냉장 상태로 35일까지 가능했던 혈액 보관기간을 5배 이상으로 늘릴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혈액을 동결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얼음이 혈액의 적혈구 세포를 파괴하면서 혈액을 보관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에 개발한 동결보존제는 동결 시 세포로부터 수분을 흡수해 얼음의 생성을 억제하고 세포의 생존능력을 유지하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윤희일 선임기자, ‘남극 해양미생물 활용 혈액 동결보존제 세계 첫 개발’ 경향신문 2018년 6월 27일


지문B
해양수산부와 극지연구소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남극의 빙붕(氷棚, Ice Shelf)이 붕괴돼 해수면 상승을 촉진하는 과정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14일 밝혔다. 빙붕은 남극 대륙과 이어져 바다에 떠 있는 200m~900m 두께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로, 대륙 위 빙하가 바다로 흘러내리는 것을 막아 해수면 상승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그동안 빙붕의 두께가 얇아지거나 붕괴되는 모습은 여러 차례 관측됐지만, 붕괴가 어떻게 시작됐는지는 아직까지 밝혀진 바가 없었다.
극지연구소와 국제공동연구팀은 해수부가 2014년부터 추진한 '장보고과학기지 주변 빙권변화 진단, 원인 규명 및 예측' 연구의 일환으로 빙붕의 붕괴과정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그 결과 연구팀은 빙붕 하부에 만들어져 흐르는 물골(basal channel)의 영향으로 빙붕의 두께가 점차 얇아져 빙붕 상부에 균열이 생기고, 이로 인해 빙붕이 붕괴되는 과정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김보경 기자, ‘세계최초로 빙붕 붕괴과정 규명…"해수면 상승 예측 근거 확보"’ 아시아경제 2018년 6월 14일


지문C
나는 극지 동물을 관찰하는 행동생태학자다. 2016년부터 매년 여름이면 북극에 사는 동물을 만나러 온다. 지도에서 북극은 아무것도 살지 않는 척박한 곳처럼 보이지만, 땅에 발을 내딛고 걸으면 수많은 생명체를 마주할 수 있다. 앞으로 약 한 달 동안 이 동물들이 북극의 여름을 어떻게 살아내는지 엿보는 것이 나의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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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12일 그린란드 북쪽 끝. 난센란에 있는 시리우스 파셋에 도착했다. 나를 포함한 7명의 연구자들은 오늘부터 텐트를 치고 캠핑을 시작했다. 인터넷과 휴대전화도 되지 않는 고립된 곳에 있으면 오롯이 동물의 행동을 관찰하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24시간 내내 해가지지 않는 백야 기간으로 늦은 시간까지도 동물들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첫날부터 무섭게 달려드는 모기떼에 시달렸다. 작년과 재작년에는 이 정도로 모기가 많지 않았는데 올해는 그 숫자가 매우 많다. 아마도 극지 온난화와 올해 유달리 따뜻한 날씨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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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31일 다산기지가 있는 니알슨도 꽤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7월 평균기온이 3~7도인데, 오늘은 14도를 기록했다. 지난 30일간 평균 기온은 6.6도였는데, 이 역시 예년보다 1.6도 가량 높은 수치다. 나는 이곳에서 마텐 루넨 네덜란드 흐로닝언대 교수와 함께 흰뺨기러기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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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뺨기러기는 유럽에서 겨울을 보내고 여름이 다가오면 북극으로 이동해 번식한다. 그런데 장기간에 걸쳐 얻은 번식 자료를 보면 이들의 이동과 번식 시기가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원영 극지연구소 생태과학연구실 선임연구원, ‘뜨거운 여름이 바꿔놓은 북극 생태계, 2018 북극일기’ 과학동아 2018년 9월호

2. 극지와 기후변화

극지는 미래 기후변화를 가장 잘 예측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지문 A~C에 제시된 내용을 보면 극지의 생물, 지질, 기후자료를 이용해 현재 기후변화가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는지 정량화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나타나는 극지방의 변화를 정리해 보고, 극지 연구를 통해 미래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비할 수 있는지 서술해 보자.
지문A
2년 이상 영하의 온도로 얼어붙어 있는 극지의 땅(영구동토층)은 인류가 방출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기후변화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최근 기후변화가 진행되면서 동토층이 녹고 있고, 이에 따라 대기중에 방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늘면서 극지가 기후변화를 가속화하는 ‘지구의 화약고’로 급속히 변모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11일자에 따르면,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미국항공우주국(NASA), 스위스 취리히대 등 공동연구팀은 미국 알래스카 지역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 데이터 42년치를 수집했다. 그 뒤 토양 및 식물에서 흡수하거나 내뿜는 탄소량을 계산해 장기적인 변화 패턴을 알아냈다. 연구 결과 동토층의 탄소저장시간(탄소가 동토와 지상의 식물에 흡수된 채 머무르는 시간)이 42년 사이에 13.4%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정 교수팀은 이런 결과가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밝혔다. 인류가 화석연료를 사용해 일어난 온난화는 특히 북위 60도 이상의 고위도 지역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뜻해진 기후가 동토를 녹이고 식물이 번성하게 한다. 이런 변화는 기후에 두 가지 정반대의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동토가 녹으면서 탄소를 배출하는데, 그 양은 기온이 올라감에 따라 급격히 늘어난다. 하지만 식생은 그렇게 빠르게 탄소 흡수량을 늘리지 못한다. 정 교수팀은 이런 차이가 결과적으로 이 지역의 대기중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늘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윤신영 기자, ‘‘기후의 조정자’ 극지가 기후변화 가속하는 화약고가 되고 있다‘ 동아사이언스 2018년 7월 12일


지문B
빙붕은 남극 대륙과 맞닿은 채 바다 위에 떠 있는 얼음 덩어리다. 상대적으로 따뜻한 해수가 대륙 빙하를 녹이지 않도록 막아 준다는 데서 ‘남극 빙하의 버팀목’으로도 불린다. 최근에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이 따뜻해지고 엘니뇨 현상도 잦아지면서 남극의 빙붕도 가파르게 줄고 있다. 타일러 존스 미국 콜로라도볼더대 북극알파인연구소 박사팀은 최근 남극 아문센해 지역 빙붕이 해를 거듭할수록 더 큰 기후변화를 겪고 있으며, 그 변화 폭이 지구 역사상 가장 컸던 1만6000년 전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네이처’ 15일자에 밝혔다.
(중략)
연구진은 남극 서부 얼음 중심부에서 얻은 물의 동위원소 분석 데이터를 이용해 이 같은 현상을 추적했다. 그 결과, 따뜻한 홀로세 시기인 최근 1만1700년 동안 남극 고위도 지역에서 나타난 연간 기후변화와 세기간 기후변화 폭이 최후최대빙하기 때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존스 박사는 “이는 북극과 남극, 열대와 서부 남극 간의 기후 연계성이 더욱 강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송경은 기자, ‘남극의 기후변화 폭, 해마다 커진다’ 동아사이언스 2018년 2월 18일


지문C
극지연구소는 9일 인공위성 관측자료를 활용해 북극 해빙의 변화를 최장 4개월까지 예측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해빙은 지구로 들어오는 태양 빛을 반사해 기온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나, 최근 빠르게 양이 줄어들면서 해빙 변화에 대한 예측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시스템은 지난 40년간 위성으로 관측한 북극 해빙의 통계자료를 분석해 만들었으며, 해빙의 농도 변화는 10일, 두께는 1개월 간격으로 예측할 수 있다. 예측 결과는 인터넷 사이트(http://seaice.kopri.re.kr:8008/seaice/)에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극지연구소는 또 해빙과 해양 생태계 간의 상호 작용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도 가속한다. 지난달 인천항을 출항한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는 동시베리아해에서 해빙 예측 시스템으로 찾은 안전한 위치에 캠프를 설치한 뒤 해빙 면적과 두께, 생태계 변화를 관측하고 있다.
극지연구소 관계자는 "북극 해빙의 변화가 한반도 이상기후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며 "인공지능을 활용해 예측 정확도를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조성흠 기자, ‘극지연구소, 북극해빙 변화 예측해 이상기후 분석한다’ 연합뉴스 2018년 8월 9일

3. 극지 연구 인프라

극한 지역인 극지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아라온호, 기지 같은 인프라와 국제 협력이 필수다. 지문A, B에 제시된 내용은 극지 연구를 위해 인프라를 구축, 활용하고 국제 협력을 강화해나가는 사례들이다. 당신이 극지 연구자 또는 극지 정책 수립자라면 연구 인프라와 국제 협력을 어떻게 더 발전 나갈 것인지 이유와 함께 서술하라.
지문A
한국이 해수면 상승을 가속하는 위험 요소로 지목된 남극의 빙붕(ice shelf) 붕괴지역 탐사에 나선다. 극지연구소는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빙붕 붕괴지역 탐사를 위해 27일 뉴질랜드 남섬의 항구도시 리틀턴을 출발해 남극에서 4번째로 큰 '라센 C(Larsen C) 빙붕'으로 향한다고 밝혔다. 빙붕은 남극대륙 위의 빙하가 바다로 유입되는 것을 막고 있는 두께 약 200∼900m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다. 극지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남극 라센 C 빙붕이 붕괴하면서 경기도 절반 크기의 얼음 덩어리인 빙산 'A-68'이 떨어져 나왔다.
빙붕으로 덮여 있던 바다의 독특한 환경과 생물에 대한 연구는 현재까지 진행된 적이 없다. 지난 2월 영국과 독일 연구팀이 라센 C 빙붕 붕괴지역을 탐사하려 하였으나 두꺼운 해빙으로 인해 접근에 실패했다.
극지연구소와 미국, 칠레 연구원들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은 빙붕에 가려져 있던 바닷속 해저지형을 탐사하고 퇴적물과 해수, 생물 시료를 채취할 계획이다. 남극의 얼음이 기후변화와 관련된 기체 형성에 미치는 영향과 세종과학기지 주변에서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빙하로 인해 발생하는 해양 생태계의 변화도 관찰할 예정이다.

-정빛나 기자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세계 최초 남극 빙붕 붕괴지역 탐사’ 연합뉴스 2018년 3월 27일


지문B
‘화성보다 모른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극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그래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국경을 넘어선 과학자들 간의 협력 덕분이었다. 지난 5월 10~11일에는 ‘제22차 국제극지과학 심포지엄’이 인천 송도 극지연구소에서 열렸다. 심포지엄에는 미국과 캐나다, 중국 등 12개국 200여 명의 극지 전문가가 참석했다. 특별강연을 한 미국해양대기청(NOAA) 파블로 셀멘테-콜른 박사를 만나 인터뷰 했다.
Q 극지 공동연구에서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
‘IABP(International Arctic Buoy Program)’ 같은 국제 공동 관측프로그램이다. IABP는 북극해에 수백 개의 부이(해상의 기상 상황을 관측하는 장비)를 네트워크처럼 띄워서 해빙의 면적, 이동, 해수 온도 등을 실시간으로 관측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25년째 운영하고 있다. 이런 프로젝트는 북극 전체를 거시적인 관점에서 장기적으로 연구하기 때문에, 한 나라가 혼자서는 절대로 할 수 없다. 각자 관심 영역에 대한 ‘지도’를 조금씩 그린 뒤에 합쳐야 거대한 극지 연구를 완성할 수 있다. 현재 남극대륙 연안해에서도 비슷한 프로그램(International Programme for Antarctic Buoys)을 진행하고 있다. IABP, IPAB 둘 다 한국도 올해부터 참여한다.

-이영혜 기자, ‘미국해양대기청(NOAA) 파블로 셀멘테-콜른 박사 인터뷰 “극지 연구에 국경은 필요없죠”’ 과학동아 2016년 8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