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제8회 전국학생극지(남극/북극)논술공모전 대상작
등록일자 2017-12-01 10:26:32 조회수 905

제8회 전국학생극지(남극/북극)논술공모전 [대상작]

 

 

북극항로 환경영향평가, 열려라 참깨!

 

 

민족사관고등학교 박선우

 

  북극으로 선박들이 많이 통행하면서 선박배출 오염물질에 따른 북극생태계 교란문제는 꾸준히 국제사회에서 주요한 문제가 되어왔다. 북극항로를 통과하는 선박들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로 인해 북극대기의 온난화가 예측보다 3배 이상 가파르게 진전되었고 이로 인해 북극 폭풍의 강도와 발생빈도 모두 20년 전인 2015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하고 있음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그 결과 전 지구적 기상이변은 나날이 더 심각한 상태에 빠져들었고, 결국 북극항로 운영의 결정권을 가진 북극이사회(Arctic Council)는 기후변화범정부패널(IPCC)과 세계자연기금(WWF)의 권고사항을 받아들여 모든 선박의 북극항로 운항을 잠정 중단시켰다. 예컨대, 쿠릴열도를 따라 북동진하던 한국해운의 유럽행 4000TEU급 쇄빙 컨테이너선에 북극항로가 일시 폐쇄되었다는 다급한 무전이 들어올 수 있다. 그러자 우리정부는 유관부처 긴급대책회의를 열었지만 뚜렷한 대책을 세우지 못한다. 국적 쇄빙화물선의 해빙해역 운항안전대책과 친환경정책, 국제해사기구(IMO)의 폴라코드(Polar Code) 준수 등을 점검하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다. 북극항로 실용화를 위한 기술개발과 산업적, 외교적 지원에만 지나치게 공을 들인 나머지 북극해 해빙이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한 2000년대 중반부터 30 년이나 지난 지금까지 북극의 해빙-해양-대기 환경변화에 대한 가장 기본적이면서 지속적인 자료 축적과 과학적 연구에 너무 소홀했다는 자기반성만 무성할 뿐이다.

  가상의 시나리오일 뿐이지만 이러한 일이 영화 같은 일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은 제2쇄빙연구선 건조를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가 1 년 6 개월째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어 세계 각국의 북극진출정책을 일컫는 ‘콜드러시(Cold Rush)’에 우리나라는 뒤쳐질 수 있다는 기사를 보면서다(경인일보, 2017.07.07.). 기사에 따르면 현재 우리 쇄빙선인 우리나라 극지연구 수요의 60%정도 밖에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제2쇄빙연구선 건조가 계획된 대로 진행되지 못한다면, 그래서 북극에 대한 ‘지속가능하면서 효율적인 과학적 모니터링과 탐사(Sustainable and Efficient Scientific Arctic Monitoring and Exploring, SESAME)’가 이루어 질 수 없는 상태에 처하게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이 가상의 시나리오가 실제로 일어나 해양수산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경제영토개척’에 포함되어 있는 북극항로를 효율적으로 개척하여 활용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란 생각이 기우일까?

  기후변화에 따른 북극해 해빙면적 감소는 실제관측 자료가 보여주고 있는 사실이다. 1981년부터 2010년까지 북극해의 9월 해빙 면적은 매년 약 8만6천 km2씩 감소하고 있으며 이는 이 30년간의 평균 해빙 면적의 13.2%가 매 10년마다 감소하고 있음을 의미한다(출처: NSIDC 웹사이트). 최근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를 선언하여 논란이 되고 있는 파리 기후 협정에서 합의된 온실가스 배출감소계획이 설사 제대로 이행된다 하드라도 지구온난화는 쉽게 멈추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북극해 해빙감소 또한 쉽게 멈추지 않을 것이므로 북극항로 개척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대비한 다양한 국가 정책 수립에 매번 등장할 키워드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북극항로 시대를 대비하자는 목소리는 날로 커져가고 있지만 그 접근 방법에 있어서 주로 내세우는 것이 기초과학 분야 이외의 것에 지나치게 치중되어 있는 것 같다. 물론 북극해로가 바빠지면서 침체된 국내 조선·해운 산업의 재도약, 우리나라에서 유럽으로 가기에 최적인 북동항로의 대부분 해역이 배타적경제수역(EEZ)에 포함되어 있는 러시아와 긴밀한 협력관계 증진 등은 북극항로 개척의 당위성과 당면과제 해결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며 시의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그렇지만 북극항로 개척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장기간에 걸친 순수 자연과학적 연구가 ‘실용’이라는 가시적인 성과 달성에 밀려 지속적이면서 체계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제2쇄빙연구선 건조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길어지는 이유는 자세히 알려져 있진 않지만 혹시 ‘실용’적 측면에서 타당성 부족이 큰 이유로 작용한 때문은 아닌지 우려된다.

  그렇다면 북극항로 개척에 왜 ‘지속가능하면서 효율적인 과학적 모니터링과 탐사(SESAME)’가 우선되어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이 글의 처음에 제시한 시나리오에서 찾을 수 있다. 그것은 인간의 접근이 극도로 제한되어 왔던 북극해를 수많은 거대한 선박들이 항행하게 된다면 어떤 기후·환경적 변화가 일어나게 될지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아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북극항로 ’환경영향평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북극항로 개척이라는 대규모개발 사업은 이 제도가 적용되어야할 우리영토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닐지라도 우리의 ‘경제영토’에서 벌어질 국가적 사업이기에 북극항로 활성화에 따른 인위적인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과 환경오염문제의 최소화를 위한 지속가능한 과학적 북극항로 ’환경영향평가’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북극해 해빙이 단순히 지구온난화 때문에 과거에 비해 더 많이 녹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극진동(Arctic Oscillation)‘과 ’북대서양진동(North Atlantic Oscillation)‘과 같은 지구의 자연적 기후변동에 따라서도 해빙면적 변화가 발생할 수 있음이 알려져 있다. 또한 해빙량과 해빙면적은 평균적으로는 감소하드라도 복잡한 해빙-해양-대기 상호작용으로 해마다 그 변화가 다르며 북극해 내에서도 해역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보인다. ’극진동‘과 같은 자연현상이 급하게 증가한 북극항로 항행 선박의 온실가스 배출에 영향을 받아 변화될 수 있고 그 변화는 전 지구의 기후변화와 큰 상관관계를 가질 수 있다. 현재 국제 상선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 세계 배출량의 약 4%에 지나지 않지만 아무런 환경규제가 없다면 앞으로 40 년에 걸쳐 최대 2배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한다(Shippers’ Journal, 2013.08.12.). 문제는 ‘북극항로’를 통과하는 선박에서 직접 배출될 황산화물이나 블랙카본 같은 오염물질이 북극의 눈과 얼음에 떨어져, 그들이 빨리 녹고 그 효과로 북극의 온난화가 더 빨라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국제해사기구가 공표하여 2017년 1월 1일부터 발효된 극지운항 안전규정이라 할 수 있는 ‘폴라코드’는 경제적이란 이유로 많은 선박에 사용되고 있지만 가장 더러운 대기오염 가스를 배출하는 연료인 중유의 운반 및 사용 금지를 권고만 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북극항로를 항행할 선박들이 북극 기후변화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에 대한 연구는 장기적인 북극항로 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북극항로 활성화는 해양오염과 생태계 변화와 파괴라는 또 다른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예컨대, 지난달에는 북극해 중앙 공해상(위도 77~80도) 빙원위에서 폴리스티렌 조각 2개가 발견되었다는 뉴스가 전해졌기 때문이다(세계일보, 2017.09.24.). 기사에서 세리 루이스 엑세터대 교수는 그동안 얼음에 갇혀 퍼지지 못한 오염물질이 퍼져나가 북극해가 최근 해양오염의 큰 문제인 미세플라스틱의 확산지역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후 북극운항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의도하든 하지 않든 여러 오염물질을 북극해로 가져갈 수 밖에 없다. 북극해 환경보전을 위해 발효된 ’폴라코드‘의 내용을 보면 앞서 기술했듯이 중유 사용 금지는 권고사항일 뿐이고 잘게 분쇄한 음식찌꺼기나 소독되지 않은 하수는 육지나 연안의 해빙으로부터 12해리 떨어진 공해상 투기가 허용되며 무독성이며 생분해되는 친환경적인 윤활유 사용은 단지 고려사항일 뿐이다. 약간의 오염물질도 결빙과 해빙(解氷)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어떻게 축적이 되고 확산이 되어 북극 해양의 오염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이 오염물질의 체내축적과 먹이사슬을 통한 전이가 북극 생태계에 줄 영향 또한 가늠할 수 없다. 따라서 북극항로를 이용한 수송이 아직 시험단계인 지금부터 북극항로 ’환경영향평가‘라는 틀에서 해빙-해양-대기의 물리, 화학, 생물학적 환경변화에 대한 ’지속가능하면서 효율적인 과학적 모니터링과 탐사(SESAME)‘를 통한 충분한 자료 축적이 이루어져야 향후 있을 수도 있는 북극항로 잠정폐쇄와 같은 국제적 ’경제영토‘ 분쟁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과학적 기반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북극항로는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양날의 검’과 같다. 북극항로 개척은 불황에 빠진 우리 조선산업과 해운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북극항로 개척으로 인해 오랜 기간 청정해역이었던 북극해가 오염되고 생태계가 파괴되며 지구온난화가 가속화하는 돌이킬 수 없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북극항로라는 문 뒤엔 보배가 가득할 수도 있지만 마시면 안 될 독배가 놓여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 문을 열기 위해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잘 계획한다면 문 뒤의 독배를 보배로 만들 수 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하지만 그 준비와 계획이 지나치게 ‘실용’적인 면에만 치중된 나머지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을 간과하여 혹시라도 ‘열려라 북극’과 같은 욕심만 앞서고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주문만 외치게 되는 건 아닌지 짚어 봐야할 필요가 있다. 부디 보배 가득한 창고를 지키는 북극항로라는 문을 여는데 필요한 여러 열쇠 꾸러미 속 한가운데에 “열려라 참깨(Open! Sesame)”가 자리하길 기대한다.

 

▶참고자료

박경호, 제2쇄빙연구선 18개월째 예타조사… '콜드러시' 뒤처질라, 경인일보, 2017.07.07.

해양수산부, <국정과제> 해양수산업의 미래산업화 및 체계적 해양영토관리, http://www.mof.go.kr/content/view.do?menuKey=346&contentKey=42, 2017.10.01.

NSIDC, Arctic Sea Ice News & Analysis, http://nsidc.org/arcticseaicenews/, 2017.10.02.

IMO, Shipping in polar waters – Adoption of an international code of safety for ships operating in polar waters (Polar Code)

http://www.imo.org/en/mediacentre/hottopics/polar/pages/default.aspx, 2017.10.06.

환경영향평가정보지원시스템, https://www.eiass.go.kr/, 2017.10.06.

김문창, 해양수송에까지 거세게 부는 친환경 바람, Shippers’ Journal, 2013.08.12.

HFO-Free Arctic, http://www.hfofreearctic.org/en/front-page/, 2017.10.06.

Ranulph Fiennes, Ban heavy fuel oil in the Arctic, The Japan Times, 2017.07.06.

이희경, 빙하 위 폴리스티렌···북극마저 플라스틱 오염, 세계일보, 2017.09.24.

 

 

 

고등부 대상 심사평

 

 

  이번 논술에서 대상으로 결정된 민족사관고등학교 1학년 박선우군의 논술은 아는 것을 잘 정리한 것이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논술문보다는 수필에 가깝다는 점이지만, 그래도 많이 읽어서 “북극항로가 복이 될 수도 있지만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이 자신의 뜻을 분명하게 주장했고 잘 인용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제8회 전국학생극지논술공모전 심사위원장 극지연구소 전) 명예연구원 장순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