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북극 체험일지 - 3일차
등록일자 2017-10-10 09:38:33 조회수 262

3일차 일지

 

오늘은 아침 일찍 빙하를 관찰하러 이동했다. 빙하를 관찰하고, 빙하 조각과 함께 그 밑의 조류를 채집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빙하까지 접근하기 위해 선착장의 보트에 탑승했다. 보트의 선장님은 연구를 목적으로 보트를 운영하시고 계시던 분으로, 보트에 설치되어 있는 다양한 연구기계들을 볼 수 있었다.

 

빙하까지 이동하면서 스발바르 제도의 피오르드 지형을 관찰할 수 있었다. 저 멀리 보이는 푸르며 거대한 빙하는 아름다웠고, 그와 대비되는 검은 산은 웅장했다. 풍경에 취해있을 무렵, 한 무리의 Northern Fulmar가 배로 접근했다. Fulmar는 슴새과에 속하는 새로, 관 모양의 독특한 부리와 코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다. 또 퍼핀, 흰죽지바다비둘기 등의 바다새들이 눈에 들어왔다. 특히 퍼핀이 인상 깊었는데, 특유의 눈매와 알록달록한 부리를 찍겠다고 선장님께 보트 속력을 줄여달라고 조금 무리한 부탁까지 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빙하에 가까워지자, 새들은 점점 시야에서 벗어났다. 작은 빙하 조각들이 바다 위에 떠있었고, 멀리서는 빙하가 쪼개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우선 수심을 측정하고 50m까지 기기를 내려 해양수를 채취했다. 그리고 네트를 이용해서 미세 해양생물들을 채집했다. 이렇게 채집한 해양생물들은 나중에 기지에서 슬라이드 표본을 만들 계획이다.

 

   

 

기포가 많은 빙하로 가까이 접근한 후, 빙하를 한 덩이 건져 올렸다. 이렇게 올린 빙하는 기지에 돌아와서 음료수에 담가 3,000년의 시간이 담긴 시원한 음료로 만들어 마셨다. 빙하관찰은 매우 순조로웠고 결과도 만족스러웠지만, 조류를 제외한 다른 해양생물들을 보지 못했던 점이 조금 안타까웠다. 보트의 선장님의 말씀을 들으니 어제만 해도 북극곰이 빙하 가까이 내려왔다는 모양이다.

 

오전 활동이 끝나고 점심을 먹던 중, 식당 근처로 다가온 북극여우를 발견했다. 여름이라서 털색이 흰 색은 아닌 갈색이었다. 특이하게도 여우는 목에 목줄을 달고 있었는데, 선생님들의 설명에 의하면 이동을 파악하기 위한 송신기라고 했다. 야생에서 여우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여우의 행동거지가 개와 너무 비슷해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오후에는 빙하를 등반했다. 빙폐석들이 무성한 바위산의 능선을 오르자, 계곡 사이를 흐르는 빙하가 눈에 들어왔다. 북극의 빙하는 일반적인 빙하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적갈색의 잡석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빙하의 곳곳은 갈라져 물이 흐르고 있었고, 그 물과 흙이 만나는 곳에는 작은 톡토기들이 서식하고 있었다. 빙하는 한눈에 보기에도 얇았고, 양이 적었다. 작년보다 훨씬 후퇴했다고 한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저녁 일정이 끝난 후, 잠깐 해안가에 다녀왔다. 해안가와 가까운 섬에 서식하는 바다표범들을 관찰하기 위함이었다. 오후에 빙하에 오르면서 섬에 바다표범들이 누워있는 섬을 발견했고, 이를 가까운 거리에서 관찰하고 싶어 연구원 한 분에게 부탁하였더니, 흔쾌히 허락을 해주셨다. 해안가를 따라 걷던 도중, 북극여우 한 마리가 입에 먹이를 물고 지나갔다. 목에 송신기가 없는 것으로 보아 오늘 점심때 만난 여우와는 다른 개체인 듯 했다. 섬에 가까운 해안에 도착하고, 카메라를 꺼내어 바다표범을 관측했다. 예상대로 잔점박물범이 한 마리가 백사장에 누워있었다. 너무도 천진난만하고도 여유로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 이 글은 2016년도 제7회 전국학생극지논술공모전 대상 수상자인 양석인 학생이 북극 다산과학기지를 탐방하고 작성한 글입니다.